밤까지 이래저래 바쁘다가 조금 전에야 컴퓨터를 켜고 뉴스를 검색.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용산참사 피고인들에게 중형이 구형되었다고! 젠장! 또 한동안 신경못쓰고 있었는데,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 기사를 보니 21일 법정에서 검찰의 구형과 변호인과 피고인의 최종 변론이 있었다. 검찰은 권력의 시녀 혹은 개라는 본래의 입장에 충실하게 말도 안되는 구형을 내렸다. 개소리는 들어서 별로 좋을 게 없고, 뭐 어쨌거나 어마어마한 중형을 구형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유가족들의 분노와 슬픔과 무기력감은 굳이 그 자리에 없었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나 따위가 이해할 수 있을 수준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그 백분의 일의 수준일지라도 일단 공감하고 이해한다고 믿고 싶다.

 

너무 화가나서 눈물이 핑 돌았다.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이제 275일. 그 275일 동안 장사도 못 지내고 차가운 냉동고에 갇혀 있는 시신들을 생각하면 정말 미쳐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더 화가 나는 건 검찰과 경찰의 태도다! 정권의 개가 되기로 작정한 이들이 저지르는 황당한 짓거리들은 날로 그 수위가 심각해져가고 있다.

 

참사 현장에서 성직자들을 폭행했는가 하면, 예술가들의 예술작품을 훔쳐가기도 하는 경찰들. 비무장의 여성들과 어르신들을 폭행하고도 눈 하나 깜빡 안하는 경찰들. 용역깡패들을 비호하고 뒤를 봐주는 더러운 경찰들. 이것들이 내가 낸 세금으로 입에 밥을 쳐 넣고 산다는 사실이 정말 화가 난다!

 

그런가하면 졸속 수사를 마무리하고 화염병에 의한 화재라는 어처구니 없는 결론을 내린 검찰은 이후에 수사기록 3천쪽을 공개하지도 않고, 무고한 시민들에게 터무니없는 명목으로 죄를 씌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의 반응은 냉담하다.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아홉달이 지났건만 아직도 뭐 하나 해결된 것이 없다. 용기를 내어 진실을 외치는 사람들은 잡혀가거나, 수배되어 갇혀버리고, 많은 사람들은 시선을 돌려버렸다. 그리고 사람들의 의식속에서 잊혀졌다.

 

생각해보라. 어느 집 개가 죽어도 장사 지내주는 판에, 고귀한 목숨이 여섯이나 죽었는데, 그저 살고 싶다는 바람만을 갖고 있던 평범한 사람들이 처참하게 불에 타 죽었는데, 그 리고 9달이 지나도록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다!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단언하건데, 용산참사를 올바르게 해결하지 못하고 넘어간다면 당분간 이 땅에 민주주의란 말은 그 뜻을 잃을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라는 자각을 갖고 이 땅에서 살아남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차라리 자신이 개라고 생각하고 살거나 이민을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눈과 귀를 모두 닫고 그저 죽은 듯이 살아갈 수 있을까? 아니 이미 그렇게 살고 있는 것일까? 잠들지 못하는 밤, 타는 가슴을 술로 달랠 수 밖에......

Posted by 감은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