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03/28  씀

이제 17개월 쯤 되는 말썽꾸러기 녀석.
 
엄마가 머리를 예쁘게 묶어주면 신나서 거울을 향해 뒤뚱뒤뚱 걸어가서는
 
제 얼굴 바라보며 씩 한번 웃고, 거울에 대고 뽀뽀도 한번 하고,
 
거울에 비친 저를 가르키며 '안야, 안야'하고 불러대는 녀석.
 
사랑스러운 녀석.

 
가끔 녀석의 엄마는 녀석이 커가는 것이 아깝다는 말을 하곤 했는데, 어떤 의미인지 공감하긴 했지만 내가 느끼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녀석이 하루가 다르게 무언가를 배워가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나도 그 느낌이 들었다. 녀석이 크는 것이 너무 아깝다는 느낌! 녀석의 엄마는 '그래서 여자들이 둘째를 가지는 것 같다'고 말하곤 했다. 이제 나도 그 느낌을 이해하며 그 아까운 느낌들을 여기에 옮겨보려 한다. 너무 늦게 시작한 게 아닌가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녀석은 이미 숟가락질이 제법 많이 늘어서 이제는 그렇게 많이 흘리지도 않고 혼자서 밥 한공기를 해치운다. 컵으로 마시기는 아직 썩 잘하지는 못하지만 역시 많이 늘어서 예전에 옷을 온통 적셔놓았다면 이젠 가슴부분만 좀 적셔놓는다. 걷기는 다른 아기들보다는 많이 늦었지만 지난주부터 갑자기 적극적으로 걸음마를 하더니, 어제 오늘은 내 손을 뿌리치고 혼자 아장아장 걸어가버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말은 꽤나 빠른 편인 것 같다. 깜짝 깜짝 놀랄때가 많다!
 
낯을 좀 가리는 편이라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좀 낯이 익으면 대답도 잘하고 말도 잘 듣는다. 어디서 그런 말을 배웠는지(아마도 녀석을 하루종일 봐주시는 외할머니가 가르쳐주셨을 거라 예상되지만) 내가 '우리아가, 왜 이렇게 착해요?' 라고 물으면, 녀석은 고개를 끄덕거리며 '따게요(착해요)'라고 대답한다. 아직은 발음이 불분명한 단어들이 많기는 하지만 우리가 하는 말들을 비슷한 상황에서 녀석이 문득 말하곤 하는데, 그런 때는 깜짝 놀라 녀석을 다시 쳐다보게 된다. 그럼 녀석은 태연하게 딴짓을 하면서 쪼그만 입술을 움직이면 이런저런 소리들을 내고 있을 뿐이다.
 
요즘엔 너무 바빠져서 녀석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아무리 바빠도 되도록 더 많은 시간을 녀석과 보내려고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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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감은빛